자작시

가지의 꿈

아리박 2025. 4. 3. 09:23

 
 
가지의 꿈
 
                               박영대
 
인연 한 방울 튕겨나간 바람의 검지손가락
솟구치는 한숨이나 편히 쉴까 의심스럽다가
지저귀는 시냇물 곤히 흐르는 봄잠을 흔들어
햇볕 쪼아대는 부리의 발아 충동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길나서는 연한 스카프
강보에 싸인 바람 민낯 차림으로
어디 가서 누구를 만나려고
눈망울에 어리광 찍어 발랐을까
 
우물가에서 이름을 묻고
우산 속에서 눈맞은 소꼽 빗소리 장단
저층 살아도 동쪽으로 터진 새벽 중저음 소리통
묵은 몸통에 갓초록 갈증을 받아 챙긴다 
 
저리 흔들 휘이청 담 넘는 꼽발 딛고 서서
푸른 단추 구멍 하나 풀어내고
오래된 흠집이 꼼꼼한 싹터였구나
 
멈추지 않는 제철속도에 맞춰진 자율주행
눈썹 구름으로 시늉하는 입질 마다하고 
물안개 화면에 핀 날개자리꽃

열두 첩 속마음으로
지 하늘에 한바탕 물장구치기




 

 

가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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