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반 춘란 채집
9월 1일 산에 올랐다가 춘란을 만나게 되었다
우연히 눈에 띤 산반 신아 3촉
번개가 치듯 번쩍 눈에 확 들어온다
그 연약한 몸집으로 동편 그늘속에서 우아한 품위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경이롭다
갸날픈 몸으로 창호지 옷으로 갈아 입고 산반무늬가 모시옷처럼 시원스럽다
띄엄띄엄 발견 장소는 비탈진 경사지에 자생하고 있었다
이 어린 것들을 만났으니 인연으로 알고 정성껏 키우기에 매달려야 겠다
우선 홍제난원에 가서 식재를 부탁했다
김상기 사장님이 유심히 살펴보더니 앳가심 하나 얻었다는 듯이 너무 약해서 걱정스럽다고 한다
그래도 소독하고 구태여 비싼 분에 심는 것보다 살리기 위해서 플라스틱 분에 차곡차곡 채워 심고 영양제까지 뿌려준다
집안에서 가장 시원한 바람이 통하는 곳에 두고 자주 옮기지도 말고 그 자리에 두고 산아를 받아 잘 키우라고 말해 준다
그렇잖아도 며칠전 꿈속에서 난을 만났는데 40여년 전에 같이 난을 키우던 난우회 사람들이 나타나고
당시 산채 가서 금빛 서반으로 채란한 난이 있었는데 전문가에게 기탁을 의뢰하려 했는데 거절 당하고 그해 겨울 한파에 그 난을 잃은 버린 사건이 꿈에 선몽했다
그래 이번 산행에서는 마음 먹고 산채를 하기로 하고 내려 갔다
온 산을 더듬다가 지금은 없어진 산길을 따라 가면서 살펴 보았는데 무지만 눈에 띤다
등성이를 넘어 다 돌고 마무리 끝나가는데 벼랑에서 어린 신아 3촉을 만난 것이다
조심스럽게 떠서 가져와 살펴보니 뭔가가 기운이 느껴진다
저 어린 촉에서 살리기만 하면 기대해 보고자 한다
난 자체가 작고 가늘고 거기에다 산반변이를 물고 있으니 만약에 꽃이 물려도 작고 앙징스런 꽃일 것이다
난원 사장님이 하두 시원한 곳, 직사광선 회피, 바람이 통하는 곳 등 강조하길래 수석장 한 칸에 수반석으로 호수를 만들어 너무 건조한 걸 막고 옆에 난대를 놓고 선풍기 직풍을 피해 환기 통하도록 분을 놓는다
난의 변이종에 대해서 알아보면
춘란의 엽예품 변이종으로는 복륜, 중투, 중투호, 호반, 사피, 산반, 서반 . . . . .
꽃무늬 화예품 형태에 따라 중투화, 복륜화, 주금화, 황화, 소심, 백화, 홍화, 두화, 자화, 원판소심, 기화 . . . . .
한창 난 전시회하고 다닐 때 이런 명품 춘란을 볼 기회가 많았던 호시절이 그립다
지난 아픈 경험을 통해 난이 두려워 가까이 하지 못했는데 난을 보고 있으면 모든 식물중에 가장 가깝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예로부터 사군자로 자리매김한 선인들의 안목을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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