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과 야생화 큰구슬붕이를 발견하다
집에서 불과 직선거리로는 500미터도 안되는 지점이지만 절벽으로 막혀 있어서 바로 오를 수가 없어서 돌아가려면 서너 배는 더 걸린다
빤히 바라다 보이는 절벽에 사계절을 그려내는 풍경화가 펼쳐지고 있는 곳이다
요즘 신록이 돋아나는 모습이 어린 아이의 풋풋한 살갗같이 보드랍다
산에 가면 자연히 눈에 띠는 야생화를 보게 되는데 조그맣게 돋아있는 자주 볼 수 없는 꽃 한송이를 발견했다
조심스레 떠서 신문지에 돌돌 말아 가져와 화단에 심었다
식물도감에서 찾아보니 용담목 용담과 용담속의 큰구슬붕이다
큰구슬붕이 큰구슬봉이 필용담 석용담으로도 불린다
용의 쓸개라고해서 용담이다 약용으로도 쓰인다
싹이 트고 이듬해 꽃이 피는 두 해 살이 식물이다
3cm정도의 꽃대 두대가 올라와 하얀 털복륜을 띤 연한 보라색으로 붓끝처럼 말려 있다
꽃뿌리에서 돋아나온 잎은 가장자리에 흰색으로 복륜 같이 보이고 잎 뒷면에 자주색이 돌아 참 예쁘다
줄기에 붙은 잎은 1.5cm되는데 두껍고 방석처럼 생겼다
꽃말은 기쁜 소식이라고 한다
심어두고 관찰하니 말려있는 꽃이 햇볕이 따뜻해지면 피어나고 저녁에 쌀쌀해지면 다시 말린다
2~3일간을 계속하는 걸 보니 작은 식물 하나가 이렇게 자연 환경에 민감함을 일깨워준다
뒷산으로 각시붓꽃(산난초)을 찾아 나섰는데 용담과 야생화 구슬붕이를 만났다
각시붓꽃 심고 싶다고 집사람이 졸라서 찾아나서 몇포기를 산흙과 함께 떠 왔다
각시붓꽃은 전쟁터에 나가 전사한 화랑 관창의 정혼녀 무용의 혼이 관창의 칼 모습으로 예리하게 벼린 날을 잎으로 달고 나온 보라색 연모의 정이 깃들어 애틋하기만하다
각시붓꽃의 꽃말은 부끄러움, 세련됨이다
산속에 숨어있는 예쁜 이야기들이 봄날을 맞아 초록의 향기처럼 풋풋하게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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