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황지와 구문소

아리박 2021. 2. 5. 19:11

황지와 구문소

 

태백 시내 한 가운데 황지못이 있다

황지는 1,300리 낙동강 시원이다

이 물길은 이 자리에서 시작해서 국토의 전신을 적시고 남으로 남으로 흘러 남해에 이른다

시내 한복판에서 구르렁 구르렁 소리를 내며 쉴새 없이 솟아나는 물구덩을 보면 신기하기 그지 없다

먼 길 출발하는 엔진이 시동을 걸고 있는 소리를 낸다

 

옛날 황씨 성을 가진 노랭이 부잣집이 있었는데 어느 날 시주를 온 스님에게 일 없다며 똥 한 바가지를 퍼다 주다가 이를 보고 있던 며느리가 보다 못해 시아버지 모르게 쌀 한 되박을 퍼주니 스님이 아무말 하지 말고 뒤돌아 보지 말고 지금 당장 나를 따라 오라는 말을 듣고 허둥지둥 아이를 업고 따라 가는데 얼마쯤 가니 쾅~ 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 보니 자기 집터에 벼락 번개가 치며 불길이 솟고 그 자리에는 큰 웅덩이가 파이고 지금의 황지가 되어 버렸다 뒤를 돌아본 며느리와 아이는 그대로 돌이 되어 굳어 버렸다는 전설이 있는 황지 못이다

돌로 굳어버린 며느리와 아이가 고갯마루에 지금도 옛집을 바라보며 하세월을 그저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황지에는 상천은 황부자집 본채, 중천은 방앗간, 하천은 뒷간터라고 3개의 물구덩이 연못이 있다

황지 못에는 하루 5천톤이 넘는 물이 나와 낙동강의 발원이 되고 있다

 

이런 전설이 있어서인지 태백 사람들은 자기는 어렵더라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을 나누는 배려심이 남다르다고 한다

특히 이곳에는 산간 높은 지역에서 고랭지 채소와 산소가 풍부한 조건에서 자란 한우가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데 연탄불을 다 피우고 하얀 재만 남을 때의 거의 마지막 연탄불 위에 한우를 구워 먹는 맛이 일품이다

필자도 황지 부근 한우집에 들려 연탄구이 갈비살을 먹는데 그 맛이 산소를 씹는 상쾌함이다

오늘만큼은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좋은 육질의 한우를 맛 볼 수 있는 것이 태백에서 즐기는 입맛의 호강이다

 

황지 상천

 

황지

 

황지 전설 1

 

황지 전설 2

 

 

황지 오작교

 

 

 

구문소 

 

태백에서 봉화쪽으로 내려가는 경계에 자연 암석으로된 터널이 있다

문 안쪽은 태백이고 밖은 봉화다

이 터널은 인마가 다닐 수 있게 인공으로 뚫은 터널이고

바로 옆에 황지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데 커다란 바위 언덕을 뚫고 지나는 또 하나의 천연 계곡 동굴이 있는데 이것이 구문소다

커다란 물줄기가 바위벽을 뚫어 이 구문소를 만들었다

깊은 소를 만들어 세종실록지리지에도 구멍이 뚫린 하천이라는 뜻의 천천, 뚜르내(뚫은 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이 부근에는 한반도 고생대(5억년~3억년 전) 지질적으로 특이한 형태의 암석 지대가 펼쳐져 있다

바로 곁에 수직으로 세워진 주상절리가 여기저기 눈에 띤다

하부고생대와 상부 고생대의 부정합 관계를 관찰할 수 있는 퇴적 구조와 삼엽충 등의 고생대 생물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자연의 힘으로 뚫린 거대한 모습이 용의 몸퉁이를 연상케 하며 고생대 지구의 속살을 보는 것 같아 흥미롭다

구문소 생긴 모습이 흑룡이 꿈틀거리는 용트림 같고 그 위력에 튀어나간 바위조각들이 떡 반죽처럼 여기저기 붙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금치 못하게 한다.

 

 

구문소

 

인마가 다니는 인공 터널

 

 

고생대 지층

 

 

지층 변화

 

지층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