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모國母의 한 오백 년
박 영 대
여강 변 수양버들
구중 소학 익힌다
신필선기 필관필수晨必先起 必盥必漱
새벽 빛살 올 빗어 가지렇구나
흑단 규방 여미고 지킨 외씨 버선길
허튼 날 가르마 머리에 이고
활포 뱃길 따라서 국모의 길 걷는다
정수리 흘러내린 삼단 머릿결
봄 산은 아미 되어 강물에 들고
물 찬 푸른 지초 청운을 품어
동녘 하늘 받들어 치성 올리네
세월 한 세월 태평 궁궐 손 모아 빌며
팔도 산하山河 흘러 흘러 만 살림 적시고
여문 손끝 모국아신母鞠我身 가슴에 새겨
치마폭에 근심 걱정 다 안고 가네
아무렴 그렇지 그렇구 말구
한 오백 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꽃다운 내 청춘 살신성인하여
일편단심 종묘사직에 이 한 몸 바쳐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 오백 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못 다한 망국의 한 칠성전 앞에
굴건 부복 용서를 비나이다
음음음 음음음 음음음 음음
한 오백 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신필선기 필관필수 : 四字小學에 나오는 가정교육의 지침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고 반드시 세수하고 양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