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박 영 대
몇 날을 준비한 애면글면
줄자 한끝을 너에게 맡긴다
이인삼각 신발 끈에 묶인 동행
열여덟 마디 자벌레가 들꿈들꿈 재면서 간다
오늘뿐
잔디밭에서 피고 지는 하루살이
많이 굽힐수록 멀리 뛰는
하얀 새 한 마리 좇아서
칭찬 눈도장을 수없이 날린다
여자 말 들으면 손해 날 일 없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에 고양이처럼 눕는다
같은 말인데 이렇게 다른지
심쿵 개수만큼
뉘엿뉘엿 석양 속에서
단 하루에 평생 살아본 누그리는 연습
땡그랑 너의 찬사 같은
눈도장 개수를 헤아리고 있다.
파골프 앤 트레블 2018. 6월호
이달의 골프 시 " 캐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