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수학 경시대회

아리박 2012. 7. 24. 09:31

국제 수학 경시대회

 

 

당신은 수학을 위해 태어난 사람”…수학 ‘세계1위’ 韓 고교생들

김경학 이혜리 홍도은 기자 gomgom@kyunghyang.com

 

 

 

 
 
 
 
 
 
 
 
 
 
 
 
문제를 보는 순간 읽기가 싫어진다. 대체 이런 수학문제를 누가 풀 수 있을까? 놀랍게도 전세계의 수학영재들이 모이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한국 소년들은 이 문제를 풀고 금메달을 따냈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은 지난 4일부터 아르헨티나 마르델플라타에서 열린 제53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당당히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단은 6명 전원이 금메달을 땄다. 한국은 1988년 제29회 호주 시드니 대회부터 참가했지만 종합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수학책 즐겨읽고 퍼즐맞추기 선호…“수학을 위해 태어난 사람”

 
 


이번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제일 높은 점수를 받은 소년은 불과 15살이었다. 김동률군(15·서울과학고)이 바로 그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다.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 개인성적 순위 2위에 올랐다. 그러나 김군은 평소 그저 평범한 학생이다.

중학교를 조기 졸업한 김군은 현재 같은반 친구들보다 한 살 어린데도 성격이 남들보다 차분하고 조용한 편이다. 4살 때부터 “수학 쪽에 재능이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들어왔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에 가기 싫다며 투정을 부린 것 외에는 부모 속을 썩인 적도 없다. 김군의 어머니 유정재(43)씨는 “동률이가 나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이번에 성적이 좋아 한국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학에서만큼은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는 김군은 ‘수학 분야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을 타는 게 인생의 목표라고 말한다.

개인성적 순위 4위에 오른 장재원군(16·서울과학고)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수학문제를 푸는 일이 장군에게는 전혀 스트레스가 아니다. 오히려 장군은 수학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딱 떨어지는 답이 명쾌함을 준다는 것이다.

장군은 초등학교 6학년때까지만해도 부모가 수학적 재능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점점 능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수학책을 즐겨 읽고 퍼즐 맞추기를 좋아하던 장군을 보고 친구들은 “수학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불렀다. 외국 사이트에서 파는 수학문제집을 사 혼자 풀곤 했다.

수학에만 몰입하는 아들이 걱정됐던 장군의 어머니 채현숙씨(50)는 오히려 그런 장군을 말리기도 했다고 한다. 채씨는 “일부러 국토순례나 캠프를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기도 했지만 아들은 계속 수학에만 집중했다”며 “작년에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이번에는 나가지 말라고 했는데도 말을 듣지 않고 나갔다”고 말했다. 장군은 평소 이공계가 활성화 되지 못한 우리나라 현실을 지적하며 수학계를 지키겠다는 포부를 밝혀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과 장군을 비롯한 6명의 한국 소년들은 아르헨티나로 출국하기 직전까지 함께 모여 공부를 했다. 오후 8시에 출국을 하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을 해야하는데도 오후 3시까지 교육을 받았다. 채씨는 “아들이 친구들과 파이팅을 해야 한다며 공부를 하러 가더라”라며 “아이들이 수학을 좋아하고 이 상황을 즐거워하니까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 국제수학올림피아드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는 1959년 루마니아에서 첫 대회가 개최된 국제대회다. 이 대회는 수학영재를 조기 발굴해 육성하고, 세계 수학자와 영재들의 국제 친선 및 문화 교류, 수학교육의 정보교환 등을 목적으로 매년 각국이 돌아가며 주최하고 있다. 각 국가별로 6명씩 출전하며 한 명이 여러 해에 걸쳐 여러 번 참가할 수 있다. 보통 여름방학 기간 중 약 10일간에 걸쳐 개최되고, 참가선수의 자격은 20세 미만의 대학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이면 된다. 한국은 1988년 제29회 호주 시드니 대회부터 참가했다.

아무나 풀 수 없는 문제를 내기 위해 여러가지 엄정한 과정을 거친다. 시험문제는 주최국을 제외한 참가국 대표들이 150~200개의 문제를 제안한다. 이를 주최국의 출제위원회에서 검토, 수정한 후 최종후보문제 30문제를 선정한다. 이를 '숏리스트(Shortlist)'라 하는데, 대회 기간 중 각국 단장들이 3~4일 동안 논의 거쳐 최종 6문제 결정한다. 최종 6문제는 각국의 단장에게 전달돼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된다.

시험은 난이도에 따라 3문제씩 나누어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시험은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1시30분까지 하루에 4시간 30분 동안 진행된다. 각 문제의 배점은 7점으로 총 42점 만점이다. 출제분야는 기하, 정수론, 함수, 조합, 부등식 등이며 미적분은 제외다. 제출된 문제 중에서는 첫번째 문제가 가장 쉽고 세번째 문제가 가장 어렵다. 한 수학계 관계자는 “1·4번은 국내에서 각종 경시대회 출전할 레벨이면 풀 수 있는 문제이고, 2·5번은 국가대표 및 그 후보급이 돼야 풀 수 있는 문제다. 3번은 수학 ‘괴수’들이나 풀 수 있는 문제로 가히 “이걸 사람이 풀 수 있냐”라 생각이 들 만한 문제”라고 전했다.

올림피아드 문제는 수학적 머리가 특별하게 좋고 올림피아드식 훈련을 받지 않으면 풀 수가 없다. ‘숫자와 도형만으로 겨루는 기예’에 가깝다. 책을 읽고 여러 문제를 풀어 본다고 익숙해지는게 아니며, 숫자와 도형을 다루고 훈련하는 것 자체를 배워야 한다. 채점은 학생들과 함께 참가한 각국 단장과 부단장이 자기 나라 학생들의 답을 1차 채점하고 난 후 주최국 수학자들로 이뤄진 조정팀과 만나 최종 점수를 결정한다. 하지만 모든 시험에 그렇듯 부정행위가 적발되기도 한다. 지난 2010년 7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제51회 대회에서는 북한의 참가단장인 김일성종합대 함용철 교수가 대표학생들에게 부정한 방법으로 정답을 알려줬다는 의혹을 받아 98개국 단장으로 이뤄진 회의에서 표결처리 결과 ‘부정행위’로 실격 판정을 받기도 했다.

참가자의 점수가 결정되면 참가자의 상위 8%에게 금메달, 금메달 수상자를 제외한 상위 17%에게 은메달, 나머지 상위 25%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장려상(honorable mention)도 있다. 장려상은 문제를 잘 푼 학생이 아니라 특이하게 푼 학생들에게 주어진다. 수학에서는 특이함을 굉장히 높게 쳐주기 때문에 성적이 꽝이라도 특이한 풀이를 쓰면 인정해준다.

 




■ 한국 학생들 성적 얼마나 대단한 건가?

국제대회도 국제대회지만 국가대표가 되기 위한 예선도 쉽지 않다. 한국대표 선발방식은 11월에 열리는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 1월에 있는 겨울학교 모의고사, 3월 아시아태평양수학올림피아드, 4월 한국수학올림피아드 2차시험 등 4가지 시험의 성적에 한국수학올림피아드 위원회에서 정한 가중치를 곱하고 합산한 성적을 기준으로 최종후보 12명 선발한다. 최종후보 12명은 5월부터 7~8주간 주말교육을 받게 된다. 이 기간 중 모의고사 성적과 이전 성적을 합산해 최종대표 6명을 선발한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대표 학생들은 각 개인의 점수를 더한 총점 209점으로 종합 1위를 기록했다. 또 역대 최초로 종합 1위와 함께 대표 학생 모두가 금메달을 수상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이번 대회는 금메달 커트라인이 최근 들어 가장 낮았을 정도로 문제의 난이도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195점), 미국(194점), 러시아(177점) 등 수학강국들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100개국 548명 참가했다.

수학계에서 국제수학올림피아드 메달은 서울대 등 국내 유수 대학의 ‘자동 티켓’으로도 비견된다. 한 수학계 관계자는 “2000년대까지는 서울대 입학이 대세였지만 요즘은 미국 유학을 바로 간다”며 “이런 점도 한국 학생들이 열심히 하는 동기 중 하나”라고 전했다.

 

 

53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역대 최초 종합 1위 달성 (IMO, 7.4 ~ 7.18, 아르헨티나 마르델플라타)
 
53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가 총 100개국 548명의 대표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7 4일에서 16일까지 아르헨티나 마르델플라타에서 개최되었다.
이 기간 중 시험은 7 10, 11일 양일간 치러졌으며, 채점은 12~14일 이루어졌다.

이 대회에서 한국대표단은 종합점수 만점 252점 중 209, 금메달 6개 획득하여
역대 최초로 종합 1위를 차지하였다.
 
이번 대회의 한국대표단 수상 내역 및 상위 입상국은 다음과 같다.

1. 한국대표단
: 송용진(인하대)
부 단 장 : 엄상일(카이스트), 이승훈(영동대), 김명환(서울대, IMOAB)
참 관 인 : 이수홍(서울대), 김민정(교육과학기술부), 장순범(한국과학창의재단), 이영주(한국연구재단)
대표학생 : 김동률(서울과고 1), 김동효(서울과고 3), 문한울(세종과고 2),
박성진(서울과고 2), 박태환(서울과고 3), 장재원(서울과고 3)
 
2. 수상 내역
금메달 : 김동률(서울과고 1), 김동효(서울과고 3), 문한울(세종과고 2),
박성진(서울과고 2), 박태환(서울과 3), 장재원(서울과고 3)
 
3. 상위 입상국
1 한국 209( 6)
2 중국 195( 5, 1)
3 미국 194( 5, 1)
4 러시아 177(4, 2)
5 캐나다 159(3, 1, 2)
5 태국 159( 3, 3)
7 싱가포르 154( 1, 3, 2)
8 이란 151( 3, 2, 1)
9 베트남 148( 1, 3, 2)
10 루마니아 144( 2, 3, 1)
12 북한 128( 2, 1, 3)
17 일본 121(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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