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한국 문단의 큰 별, 심산 문덕수 시인 잠들다

아리박 2020. 3. 18. 06:23

한국문단의 큰 별, 심산 문덕수 시인 잠들다


                                                                                               -故 심산 문덕수 시인께 바치는 헌시

                                                                                                                     윤  연  모

 

아기사과 꽃이 봄볕에 톡톡 터지고

노란 산수유가 봄 하늘을 향해

기지개 펴는 봄

봄처럼 온화하게 미소 짓던

한국문단의 큰 별, 문덕수 시인님!

정녕 하늘나라로 여행을 떠나십니까

 

거의 스무 해 전

한국문협 산악회의 시인들과 함께 산에 올라

산정에서 스치는 봄바람의 합창 속에서

하얀 피부의 소년 같은 노시인을 만났습니다

여류 시인이 드린 처녀 시집을 들추어

회화나무 꽃송이 한 편을 낭송해 주셨습니다

문단의 큰 별이 주신, 의미 있는 축하였습니다

그 날을 추억하며 무딘 펜을 들어

오늘 이별의 노래를 부릅니다

 

큰 별 시인은 산정에서도 그랬고

언제나 아내와 함께하셨습니다

시문학사에서 『하얀 사랑꽃』 시집을 출간하고

문덕수 시인님과 김규화 시인님을 모시고

조촐한 생선 요리로 가벼운 식사를 하였습니다

조용한 성품에 소박하게 드시던 모습

다정다감하고 진솔했던 그날이 떠오릅니다

 

대학도서관에서 만난 문덕수 시인님의 저서들

주옥같은 글의 향기에 매료되었습니다

홍익대학교 교수, 국제펜클럽 회장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을 역임한

한국문단의 큰 별이 지셨습니다

수십 년 전에 발표한 시처럼

바람 속에서 침묵하며

대한민국 시단을 꽃처럼 지켜주소서

하늘나라에서도 시백이 되어

천국도 시의 향기로 드높고 향기롭게 하소서


2020. 3. 14.



조시를 읽는 윤연모 시인


<윤연모(尹淵謨) 시인 프로필>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 동대학원 일본어교육학과와 영어교육학과 졸업,

수필가. 시인

서라벌고교 교사(), ()창작수필문인협회 부회장(), 한국번역가협회, 현대시인협회 회원, 한국가곡작사가협회 이사,

시집: 「세상을 여는 출구」「베고니아의 승천」외 3,

수필집「아버지와 피아노 교본」「원숭이 빵나무와 돈 씨 부부」외 2

번역서:「리고베르타 멘츄」 번역(1993) 음반: 윤연모 시가곡 음반시집 제1집 「구름 향기」(2009) 수상: 서울시교육감상, 황희문화예술상, 시예술상, 한국교육신문 교단 수기 공모 금상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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