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한 점 平沙落雁 石情無限 평사락안 석정무한
평평한 모래밭에 기러기 내려앉고
돌같이 단단한 정은 끝 간 데 없어라
平沙落雁 石情無限 소장자 손해일 남한강 산 29 * 8 * 5
이 돌은 국제 PEN한국본부 손해일 이사장(시인) 소장석이다
필자가 석맥회 전시를 위해 초대석으로 초빙한 수석이다
남한강 産으로 널직한 평원에 둘러싸인 웅산거봉이 병풍처럼 둘러 있다
이 만한 풍경이면 어찌 기러기인들 쉬어 가지 않을고.
들판에 호수며 모래톱이 물고기를 기르고 철새의 나래를 쉬어가게 하리니.
平沙落雁(평사락안)
-李仁老(이인로)-
水遠天長日脚斜(수원천장일각사) 하늘과 물이 맞닿은 곳으로 태양은 기울고
隋陽征雁下汀沙(수양정안하정사) 태양 따르던 기러기 평사에 내리네
行行點破秋空碧(행행점파추공벽) 줄지어 가을 하늘 나르기 다하고 내려앉다
低拂黃蘆動雪花(저불황려동설화) 누런 갈대밭을 흔드니 흰 눈꽃이 날리네.
시 한 편과 함께
꿈꾸는 돌
손 해 일
돌밭에 서서
나도 하나의 이름 없는 돌이 된다
세상에
흔하디흔한 게 돌이지만
돌다운 돌도 드물고
흔하디흔한 게 사람이지만
사람다운 사람 또한 귀하다
알게 모르게
속세의 이끼도 조금씩 묻고
물살에 부대껴
모래알처럼 작아지는
살아 있는 날들의
이 헛헛한 목마름
네가 내게로 와서 명석이 되었듯이
나는 네게로 가서 이름 없는 돌이 된다
시조새처럼
고생대 하늘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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