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파풍혈浪波風穴
돌 한 점을 소개한다
괴산 피부석이라고 일컫는 돌이다
이피석梨皮石이라는 배껍질돌이다
파도에 씻기고 세월에 깎여 바람이 지나도록 비어둔 자리
바위가 바람에게 내어준 배려의 자리다
성질대로 한다면 바위가 겉은 부서질지언정 속을 내어 줄 리 없건만
이 돌은 기꺼이 가슴 한쪽을 내주었다, 바람에게
이 돌의 또 한가지 감상 포인트는 내경이다
한 여인이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아버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나서는 모습이다
파도는 여인에게 또 하나의 숙명을 안겨주고 있다
석명을 浪波風穴 이라고 붙여 본다
돌을 앞에 두고 생각해 보니
내가 살아온 노정이 이렇게 얻혀 산 것 같다
이 돌에게 시 한 수 붙인다
집돌
박 영 대
곁에 만난지 까마득한 돌이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위안이다
처음 만난 그대로 변함이 없다
유별도 없지만 걱정도 없다
돌밭에서 내가 취했으니
내 돌이다
어쩌다 손길이 가면 웃는다
소리내어 웃진 않아도 웃는 게 보인다
불을 끄면
찬 몸을 품안으로 들이 민다
나 대신 외풍을 막아준 억척
울퉁불퉁 속상한 무거움도
미쩍은 소고집 단단함도
세월보다 정이 들어
살 부비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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