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사는 동안 시 한 편은 꼭 읽을께요

아리박 2019. 6. 13. 15:41

사는 동안 시 한 편은 꼭 읽을께요


  요양원 어르신들에게 시를 읽어주는 작은 행사를 하고 있다

얼마전에 시집 한 권을 드린 어르신이 계신데 노트에 정성드레 시를 베껴쓰고 계신다

글씨를 어찌나 곱게 쓰는지 구순을 넘긴 나이에도 서예 시간의 예쁜 글씨처럼 정성드려 쓰신다


어제 행사를 위해 갔는데 내게 오셔서 손을 꼭 잡고 그렇잖아도 기다렸다고 한다

얼마  전에 눈이 침침하고 글씨 받침이 어른거리고 두 줄로 보여서 안과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이제 글씨 쓰는 걸 그만 하라고 했다고 하면서 금방 눈시울을 그렁하신다

손을 꼭 잡고 시인님을 만나 너무 행복하고 좋았는데 시를 쓰지 못하게 되었다고 눈을 붉히신


일제시대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학교에서는 한글을 쓰지 못하게 하고 일본말만 가르쳐 몰래몰래 한글을 깨우쳤다고

그렇게 글을 배우고난 후 책을 읽고 쓰는 걸 즐거움으로 지금껏 살아오셨다고 한다


당시를 겪어오신 분들은 특별히 친일행각을 하지 않은 국민은 다 애국자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말만 가르치는 학교 몰래 한글을 익히는 것이 바로 애국이요 독립운동이 아닌가 말이다


옆에 간호하시는 분이 슬그머니 내게 말한다

시인님께서 주신 책을 베껴 쓰시는 숙제를 너무 열심히 하시다가 눈이 아프셨다고 귀뜸한다


저런저런저런...

내가 큰 죄를 지은 것이다

그 어르신에게 내가 어떻게 보였는지 알 수 없으나 시집을 베껴쓰다가 눈이 나빠지셨다니....

먹먹해져서 할 말을 모르겠다


시낭송이 끝나고 어르신은 내 손을 꼭 잡고 낮으막한 목소리로

"죄송해요, 선생님.

시인님의 시를 하루도 쉬지 않고 쓰고 싶었는데....

그렇지만 매일 시 한 편은 죽을 때까지 꼭 읽을께요"


그러시면서 쪼코렛 한 봉지를 기어이 내밀면서

사모님 갖다드리세요. 여자들은 이런 걸 좋아한답니다.





소리시 공연



 하루 시 한 편은 죽을 때까지 꼭 읽을께요. 김명선 시인중의 시인님


삶의 무게 시 한 장을 손에 들고


묵직한 삶의 무게가 거기 있었다


시인들의 말에 경청하시는 삶의 시인들




선막레 시인 낭송




서광식 시인 낭송




유홍열 선생님 오카리나 연주





                                  오늘 낭송시 제목은  『 삶의 무게 』 였다




소리시 공연단 행사 마무리




김명선 어르신. 김종설 어르신. 서광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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