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붉은 전쟁, 6.25를 다시 보다

아리박 2018. 11. 14. 06:20

붉은 전쟁, 6.25를 다시 보다


  구양근 소설가의 장편소설 『붉은 전쟁』1. 2. 3권이 출간되었다

역사학자인 작가는 대만과 일본에서 사학를 전공하여 성신여자대학교 교수겸 총장으로 재직하였으며 대만 주재 대사를 역임한 외교관이기도한 소설가로서 쉽지 않은 이력을 가졌다


작가는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은 불행해진다는 평소의 소신을 소설의 군데군데에서 피력하고 있다

어쩌면 사학도로서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이 소설을 쓰기로 마음 먹은지도 모른다


중국인민군 총사령관 펑더화이와 유엔연합군 총사령관 맥아더의 한 판 승부장이 된 한국전쟁(6.25)을 펑더화이의 입장에서 본 전쟁사이다. 소설이라기보다 6.25를 역사학적 시선으로 파헤친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서명본 1권을 받고 돌아와 2. 3권을 바로 구입하여 읽었다

이번 세계한글작가대회에서 특별하게 만나 3박4일 동안 룸 메이트로서, 같은 한글작가로서 많은 문학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알게 되었다. 




 "10월 19일 북경에서 안동으로 돌아온 펑더화이는 석양이 서쪽 하늘로 미끄러져 내리며 저녁 안개가 드리우고 있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조금 있으니 찬바람에 보슬비가 하염없이 뿌리며 압록강을 자욱이 덮어가고 있었다. 가을 날씨인데도 제법 차가운 기운이 온몸에 스며 들었다. 펑더화이는 운전수 하나만 불러서 차를 압록강 철교로 몰도록 하였다. 철교 입구에서 하차한 펑더화이는 검푸른 압록강 물을 내려다보았다. 시커먼 강물이 위용있게 흐르며 강 건너 조선 땅에서 멀리 화재의 현장처럼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압록강은 물색이 오리 머리처럼 검푸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천리나 되는 긴 강줄기이다. 전에는 압록강이 조선 국내에 있는 강이었으나 지금은 중.조국경이 된 이후로는 중국인들은 자기네 강이라 말하고 조선인은 자기네 강이라 말하는 곳이다. 장백산(한국명 백두산) 천지의 동남쪽 연지산 자락에서 발원하여 동북에서 서남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세차게 흐르고 있다. 그 물결소리는 마치 홍조 띤 어린 소녀의 울음소리인 양, 노랫소리인 양. 또는 어느 선구자가 힘찬 찬가를 부르며 양안의 백성들을 일깨우고 있는 양,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강이다" 


전쟁소설에서도 작가는 이렇게 유려한 문체로 감성을 자아내게 한다



" 역사공부를 해야 돼.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민족은 불행하지. 역사에는 모든 해답이 다 들어 있으니까. 역사를 알면 우리가 얼마나 위대한 민족이었나를 알 수 있지. 중국은 우리 배달나라, 고조선의 큰 세력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하고 살던 나라였어. 중국은 탁록이라는 척박한 황토 지역에서 탄생한 우리 주변 소국이었지. 우리 치우천왕(배달국의 14대임금)에게 헌원(중국 시조라는 황제)은 열 번 싸워 열 번을 다 졌던 사람이었지. 우리 배달나라의 영역은  한반도와 남북만주와 캄차카반도. 시베리아.그리고 요동반도와 몽골 청해에 이르는 거대한 국토였지. 지금도 조선하라는 이름의 강이 북경 바로 위에서 흐르고 있지. 일본은 우리 백제인이 가서 세운 나라였고 자기의 모국 백제가 당나라의 침략을 당하게 되자 2만 5천명의 지원군을 보내 백강 전투를 벌렸고 백강 전투에서 패하자 돌아가서 천손사상이란 것을 만들어냈지. 모국이 없어졌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겠지. 중.일의 역사는 대부분이 다 후대에 목적에 의해서 만들어낸 역사들이야.


작가는 이렇게 사학도로서 역사 인식을 등장 인물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이와같이 소설 『붉은 전쟁』은  역사적 시각을 넓히는 눈을 뜨게 하고 있다. 한번 손에 잡으니 3권이 단 숨에 읽혀진다.

그만큼 박진감 있게 스토리가 전개되고 읽는 동안 눈을 다른 곳에 돌릴 수 없게 만든다. 작가의 역량이다.




   붉은 전쟁 1. 2. 3 권


  작가  구양근 소설가


   세계한글작가대회에 참석하여 경주에서 구양근 소설가를 찍었다


  저자 싸인



지금까지 살아온 학자로 외교관으로 몇차레의 변신을 이제부터는 더욱 소설에만 집중하여 문학에 전념하겠다는 작가의 천진스럽고 순수한 심성이 KTX를 타고 오는 동안 창가를 스치는 가을 단풍보다 더 붉게 익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