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청년 라면

아리박 2014. 2. 12. 15:46

 

청년 라면

 

소녀시대는 피는데

청년시대는 쭈그러지지도 않은 라면 냄비가 쭈그러진다

 

불안하다

우거진 톱니바퀴들

불안하다

송곳니 가시덩굴

불안하다

발목을 잡고 늘어진다

 

자리 내주지 않은

뻑뻑한 부모들의 자수성가 시대

9시 뉴스 단골 사건

벗기고 벗는 소녀 시대 생존 전략

 

민낯 허벅지 내놓고 춤 추기 적당한 어둠

가슴으로 물결치기

손끝으로 찌르는 섹시

몸으로 벗는 허리

나무젓가락에 감기는 면발들

이어폰이 틀어막고 있는 단절

 

자유가 모이는 음습한 국물

내걸기도 민망한 간판

외래어로 적당히 퉁친 so cooool

톡 쏘는 맛으로 넘어간다

 

적당히 괜찮았던 시대에는 괜찮았을

때 잘 못 만난 전락자들

이런 땐 안쓰럽다고 해야 할까보다

 

일주일을 기다리는 로또 강의실

단번에 끝내려는 형설의 탑

 

국물 없는 청년 시대

한 끼 때우는 라면

웃음없는 정신 지체 개그

억지로 면발 불어 가고 있다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 아리랑 초고  (0) 2014.02.12
돌 아리랑  (0) 2014.02.12
청년 불안 시대  (0) 2014.01.22
전어  (0) 2013.11.23
김장 배추  (0) 2013.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