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비접

아리박 2012. 12. 11. 16:23

비접

 

나는 비접하여요

 

병 때문이 아니라 마음

때문이어요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 있으면

어질거려요

팽이돌기한 것처럼 어질거려요

 

아마도 내가 사람들에게 돌림을

당한 것 같아요

실제로 그런 적이 없는데 돌림 당한 듯 어지러워요

 

나의 비접은 혼자여요

누구도 같이 있으면 거리낌이어요

어질증이 허용하지 않아요

 

그러나

단 한사람

당신만은 제외여요

당신의 마음이 필요해서 가는

비접이기 때문이어요

 

당신은 내게 청량한 새벽을 가져다 주어요

잠에서 막 깨어난 냉천의 아침처럼  나를 깨워요

그때는 어질증은 깨우지 않고 나만 깨워요

당신에게는 골라서 깨우는 신비한 기술을 가졌나봐요

 

당신은 내게 비접을 허용하여요

아무에게도 아니하던

허용을 나에게만은 허용하여요

 

그것은 나의 마음이 이미

당신의 것이기 때문이어요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선판  (0) 2012.12.18
  (0) 2012.12.14
허실  (0) 2012.12.07
역지사지  (0) 2012.12.06
흔적  (0) 2012.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