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가을 폭포

아리박 2012. 10. 28. 11:20

가을 폭포 / 박영대



아버지 앞에 섰다

찌렁찌렁 내리붓는다

이 때까지 거둔 것이 무어냐고 야단이시다


벌벌 떨고 있는 가을

스물스물 달아나는 물바람

앞을 가로 막는다

바랜 낙엽 한장 건져들고

어머니가 데리고 뒤안으로 간다


눈물이 난다

폭포같이 찟긴 회한


평생을 내리 붓기만 했던 아부지

어디에서 그 많은 물을 길어다가

뭐 볼게 있다고 이 돌바닥에 쏟아내시나요


가까이 가기조차 두려워한

이 가을이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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