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 1004 단풍을 찾아서 한계령 단풍을 때맞춰 찾으려고 갔는데 이미 늦어 버렸다 단풍잡이 걸음은 하늘 끝 공제선을 지나 6부능선까지 내려와 교목 사이의 그늘속에 연약한 잎들을 공략하고 있었다 어린 것만 찾아 다니는 단풍잡이는 주금색을 찾아내고는 어김없이 그 자리에 머문다 계절내내 칙칙하게 지내던 바위틈에 꽃보다 화려한 주금색 단풍을 내어 주는 걸 보면 가을은 바위에게 더 홍복이 터진 계절임이 분명하다 무채색 바위 곁에 물들어 있는 주금색 단풍은 어디에서나 가장 또렷이 드러나 자태를 뽐낸다 지금까지 드러내지 않고 있던 일꾼같은 녹색의 얼굴에 어디서 그리 맑고 화려한 색기를 숨기고 있었던가? 육중한 바위 옆에서 짙은 색으로 추파를 던지고 있는 단풍이파리는 쌀쌀한 바람을 피해 든든함 뒤로 다소곳이 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