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나무 눈 나무 박 영 대 유난히 겨울을 타시던 아버지 얼굴이 선할 때 어찌 그리 살집이 없으신지요 그날이 그날인 맨 살림 벌려 놓은 수심은 바람 앞에 맨맛한 잔가지 겅중겅중 긴 걸음 끝나가는 고샅길 휘젓는 세월은 허물어진 내 울타리 손 시린 문고리 잡고 코 묻은 시절 새삼스레 아버지가 그리운 것은 살 만큼 살게 된 위아래 다순 겨울 풍경에 남겨놓고 싶은 가족사진 속 아버지의 빈 집 찾아올 때 척척한 수건 이마에 두른 그 겨울 고목 눈 나무 자작시 2020.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