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다리 건너는 벗아 / 박영대 어디로 가는 참인가 살아 생전 옥답에 조상을 심고 씨줄 날줄 베틀에 인연을 짜고 물 건너 저 길은 어디로 가는 참인가 이 물길 앞이면 육신의 못자리 이 물길 건너면 피안의 추수길 초롱 등불 자진 걸음 진양조 학춤 별 밭 일군 끄트머리 미리내 흐르네 아직 농다리 다다라 건너지 않은 벗아 천상의 수월교는 미호천 독자리 등허리 걸터 앉아 용린 세워 부리고 구름 안 풍우 들어 이 땅에 고루 뿌리라 찾아가기 멀기는 얼마나 된다고 한 걸음에 달려가 디뎌도 보고 한 눈 끔뻑 가슴에 담아도 보고 별 푸른 용두머리 서슬 꿈을 태워 꼭 한번 이 길 건너 보고 가라 꼭 한번 이 길 안아 보고 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