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락할미새의 착각 마당에 세워둔 차 지붕 위 개나리꽃 한 잎 날아와 노랗게 물들이는 봄날 알락할미새 한 마리 유리창에 비친 하늘을 향해 수없이 착각을 반복하고 있다 머리로 부딪고 또 한 번은 날개로 쳐보고 다음에는 발로 유리창을 찬다 솔거가 그린 소나무에 날아드는 새가 벽에 부딪혔다는 전설은 있지만 안으로만 파고드는 늙은 새 지켜보고 있으려니 사라진 기억이 하늘에 꽂혔다 창을 열면 그토록 가도 싶은 창공으로 날아갔을런지 덕분에 날개 깃을 활짝 편 할미새 사진에 담을 수 있어서 즐거워하는 족속이 있다 눈은 아직 또렷하게 생긴 놈이 그걸 모르는지 잊었는지 착각을 반복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