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말로 그린 그림이다.
조성연(월간 시사문단 편집위원)
위대한 시인은 위대한 상상력의 소유자다. 남이 못 보는 것을 보고, 남이 못 듣는 것을 듣는 사람이다.그런 이유로 중세에는 시인이 신과 대화하는 매개자(媒介者)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리스 시대 시신(詩神)이 시관(詩觀)은 `신은 시를 통하여 인간과 통화한다`고 보았다. 신이 영감(靈感)으로 시인을 부르고, 시인은 그것을 영감으로 느끼며, 신의 부름에 답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 쓰기에 대해서 세계를 모방하는 모방설을 말했다. 어떤 모상(模像)을 재창조하는 일로 본 것이다. 이것을 전적으로 인정할 수는 없지만 시인은 무의식 속에 묻혀 있는 체험들을, 시로 창작하기 위해서 이미지를 만든다.
C.D 루이스는 이미지(image)란 말에 대해서 `말로 그린 그림`이 라고 보았다. 시인은 이러한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이다. 하나의 이미지가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지각이 결합하여서 만들어진다. 여기서 말하는 이미지는 시의 형식적 정의이다.
과학적 언어는 이해는 언어이며 논리적인 언어다. 과학적 언어의 가장 훌륭한 표본은 수식(數式)이다. 모든 과학의 법칙은 수식으로 요약되고 이해된다. 피타고라스의 삼각형을 구하는 공식에서처럼. 수식으로 그것을 명쾌하게 우리을 이해하게 한다. 그러나 숫자는 모양은 있으나 이미지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따라서 시 쓰기가 숫자처럼 모양을 그리는 일은 아니다.
시적 감성이나 표현은 명료해야 한다. 독자들에게 적확(的確)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는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과거는 우리에게 익숙하고 편안함을 주지만. 그 반대로 과거로 복귀하려는 퇴행성(退行性)을 가져다준다. 혼자만의 추억이 아니라 독자와 같이 공감하기 위해서는, 나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공유(共有)할 수 있는 시를 써야 한다.
전제한 것처럼 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창시(創詩)가 어렵지만. 이 시각에도 수많은 시들이 책과 인터넷 공간에서 난무한다. 시다운 시를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시 쓰기에서도 산문 쓰기처럼 줄거리(story), 테마(theme), 아이러니(irony),음미하는 즐거움(詩減)이 있어야 좋은 시가 된다.
전제한 시들 중에는 형상화나 이미지화는 만들어졌지만, 메세지가 약하고, 건너뛰기가 머무 심해서, 의미전달이 취약한 시가 있다. 또한 시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형상화와 이미지즘화가 되지 못한 시도 있다. 작가가 가지고 있는 상상의 세계를 너무 형이상하학적으로, 너무 단조롭게, 너무 부드러운 점들이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면, 좋은 시가 되지 못한다. 작가가 일정한 선을 유지하고, 시를 쓰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작자의 `응축`과 독자의 `음미`가 동질의 시감(詩感)으로 함께 공유 될 때. 상호교감의 공감대가 높게 형성됨으로써 좋은 시가 된다.
시사문단 62호 6월호 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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