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산방(단양)

비 온 뒤 새벽

아리박 2023. 6. 27. 10:31

비 온 뒤 새벽
 
전에 살던 동네를 찾아오듯 시원스런 걸음으로 비가 쏟아진다
오다가 그치고 그치다가 다시 오고 뒤척이는 밤처럼 비가 온 밤을 적신다
기상예보는 올 여름 장마가 예년과 달리 역대의 폭우가 될 것이라고 야단이다
하지만 시골에 내리는 비는 뉴스에서 듣는 폭력적 홍수나 아파트 창으로 내리는 비와는 느낌이 전연 다르다
비를 받은 지붕에서 골을 따라 내려오는 낙숫물 소리도 반갑다고 방긋 시원한 얼굴이다
넓은 감잎을 두둘기는 빗소리가 8분음 빠른 손놀림으로 타악기를 두들긴다

어둠과 오손도손 밤새 내린 비가 그치고난 후 상큼한 아침에 집 주변을 둘러 본다
아직 어스름 가시지 않은 새벽이니 덧옷 하나 더 걸치고 마당을 나서 촉촉한 모습을 찾아 나선다
 
하나하나 새롭고 싱그런 얼굴들이다
꽃, 돌, 감나무, 밤나무, 상추,고추, 수박 등 밭에 심어놓은 작물들이 화장발 잘 받은 얼굴처럼 뽀앟다
우리 삶에 여유처럼 비가 내린 후에는
가슴이 넉넉해진다.
 

비 온 뒤

 

냇가 물이 불었다

 

휘돌아 가는 물살

 

가시오가피나무잎이 초록으로 맑다

 

비구름이 아직 산을 에워싸고

 

수박이 맺히다

 

돌과 비

 

생생해진 돌 사람

 

옥석의 청뜰

 

무늬비비추

 

비비추와 빗물

 

 

 

싸리와 빗물

 

산수국

 

루드베키아

 

꽃망울

 

호박벌

 

 

아로니아

 

아리산방

 

솔방울 빗물

 

꼬리진달래(겨우살이참꽃나무)

 

보리수

 

보리수 15kg 효소를 담는다
매화가지와 빗물

 

왕고들배기와 빗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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