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정소성 소설가, 시월의 낙엽처럼 떠나 보내다

아리박 2020. 10. 26. 07:55

정소성 소설가를 시월의 낙엽처럼 떠나 보내다

 

고 정소성 소설가 빈소

 

정소성 소설가와의 인연은 "아름다움에 대하여" 라는 주제로 춘천 문학여행을 하면서 였다

프랑스 그르노블 제3대학교 대학원과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 박사를 이수한 불문학자로 대학에서 강단에 오래 계시다가 최근에 문학지 신문예(발행인 지은경 박사)의 자문하는 고문의 자리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던 중이었다

 

2020. 10. 24 황망한 부음 소식을 듣고 찾은 신촌 세브란스길에 날리는 낙엽은 아직 생기도 마르지 않은 채 벽채처럼 솟아있는 건물들 사이로 빠르게 흐르는 바람에 쓸쓸함을 흩날리고 있다

영전에 국화꽃 한 송이 놓아 드리고 자제분에게서 그 동안의 투병에 대해 잠시 들을 수 있었다

올해 유행하는 코로나19에 감염되어 확정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하다가 퇴원하지 못하고 폐렴으로 악화되어 돌아가시게 되었다는 것이다

문단 소식으로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은 전해 들었지만 정작 유행하는 코로나로 고생하는 줄은 모르고 있었는데 가까이 계시는 문학인 중에서 이런 일을 당하게 되니 내 곁에 코로나가 가까이 와 있음을 실감한다

 

문인들이 모여 있는 자리로 와 보니 지은경 김진중 송영기 하정열 정교현 박회상 김운향 김정한 시인들이 모여 고인과의 이별의 잔을 기울리며 고인을 회억하고 있다

 

잠시 미망인(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께서도 자리에 오셔서 자신이 문학인은 아니지만 고인의 평생 소명으로 알고 천착했던 문학을 어떻게 정리해 드려야할지 남은 자의 몫으로 알고 뜻을 기리기 위해 애를 써 보겠다는 말씀이 단풍잎 사이에서 반짝이는 가을빛처럼 고맙게 들렸다

 

작달막한 키에 늘 팔각빵모자를 눌러 쓴 고인의 모습은 여성들이 보기에도 모성을 깨울 것만 같은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그럼에도 정작 강연에서는 프랑스 문학의 샤를 보들레르 낭만주의를 꺼내 이야기하고 에로스적 사랑을 문학의 바탕이라고 거침없이 역설한다

 

코로나19는 우리 곁에서 좀 더 문학 작업을 해 줄 역량있는 작가를 떠나 보내는 슬픔으로 이 가을을 할킨다

77세로 아직은 작품 활동에 여력이 남아 있을 나이여서 더욱 아쉽다

고인이 명복을 빈다

 

 

 

 

정소성 소설가와 함께 하는 춘천 여행 "아름다움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