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드론 사진

기어이 사진

아리박 2020. 8. 14. 06:31

기어이 사진

 

사진을 제대로 찍기 위해 시간과의 기다림 대결을 해야한다고 적었었다

하늘이 피어나고 구름이 돋아나는 것 같아 지난번 촬영 장소를 다시 찾았다

혹시나 내가 기대하던 정경이 나타날지 몰라서

 

역시나 기대하던 punctum은 찾을 수 없다

그저 밋밋함이라니.

 

지난번 「보통 사진가와 기어이 사진가」 포스팅에 어느 독자가 기어이 사진작가로 푼크튬 작가로 명명한다고 코멘트했다.  너무나도 과분하고 흥분된다. 아마도 사진 예술에 일가견이 확보된 분인가 한다

 

기어이라는 우리 말이 푼크튬을 찾아가는 큰 길에서 작은 세로까지는 여간 시간과 공력이 필요하다는 것

어쩌면 환영처럼 뇌리속에서 떠다니는 구름처럼 영원히 만나지 못할 신기루일지도...

순간적으로 시간이 정지하듯 꽂히는 강렬함은 예정된 기대에서라기 보다 갑작스런 급습일 것이다

나는 이미 스투디움에 기반하여 뇌리속에 그리고 행동한다는 것이 푼크튬과 거리 설정일지도 모른다

 

사진의 푼크튬은 나를 찌르는 뿐만 아니라 상처를 주고 완력을 주는 그 우연이라고 한다

정확히 나의 느낌에 부합하는 표현 우연히 마주쳤는데 시간이 정지한 듯 마주친 강력함과 격렬함으로 그 우연이 마치 필연이나 운명인 것처럼 다가올 때

관람자의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권태로부터 능동적이고 파괴적인 시간 정지다

내가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은 나를 진정으로 아프게 할 수 없지만 이름 붙일 수 없다는 것은 혼란의 징후라서 절절하다

절절하다는 것~

 

 

롤랑 바르트 Roland Barthes는 그의 저서 「카메라 루시다」를 통해 사진 미학을 구분하는 잣대로 스투디움과 푼크튬을 제시하였다

스투디움studium이란 대상에 대한 호의와 맥락적 관심은 있으나 특별한 강렬함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감정을 말한다 즉 외부 여진 문화적 앎을 전제로 한 가장 일반적인 사진 감상방식이라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라틴어로 점, 작은 구멍을 의미하는 푼크튬punctum은 순간적으로 꽂히는 어떤 강렬함을 의미한다. 어쩜 갑자기 찔림이라고도.

즉 사진의 세부적인 구성 요소 등을 통해 감상자나 뇌리속으로 불현듯 찾아오는 정서적 울림이 바로 푼크튬이다

푼크튬은 보편적이고 분석적인 맥락이전에 감상자의 개인적 취향이나 경험 잠재의식과 연결되어 순간적으로 찾아오는 강렬한 자극이다 따라서 푼크튬을 관통하는 미학적 특성은 논리성이라기보다는 우연성이다

 

롤랑바르트는 이렇게 말한다

사진은 위험한 것이지만 스투디움은 대상을 코오드화 시킴으로서 사회와 화해시킨다

푼크튬은 세부 부분 대상이다

이 하찮은 세부가 사진에 관한 나의시선을 흥분시킨다

그것은 관심의 격렬한 변화, 하나의 섬광이다

 

예술에서는 장르를 불문하고 같을 것 같다

 

 studium

 

또 다른 punctum을 기다리며

 

오작교 건너는데 구름 한 점 없다면 ...

 

 하찮은 것들의 소중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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