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겨울나무에 다가가기 파골프

아리박 2020. 4. 5. 12:56

파골프 앤 트레블 2020. 3 월호 연속 게제

 

 

겨울나무에 다가가기

 

                                       

 

 

잡은 손 놓고서 떨궈낸 홍엽

 

나이테 그 길로 이별을 새기고

 

한겹 한겹 그리 쉽게 옷을 벗는다

 

 

언제적 상처가 몇 날 몇 밤을 울어

 

그토록 푸른 열매는 몇 단지의 빈 속을 채웠는지

 

속속이 넘겨보는 젊은 날의 일기장

 

 

까탈스런 시간의 횡포에

 

계절을 토막토막 분질러 놓고

 

기러기 외딴 길을 시늉해 본다

 

 

고단 한잔 걸친 냉바람은

 

짐도 못 챙기게 다그쳐 놓고

 

산모퉁이 넘어가는 불콰한 황혼 녘

 

 

다 벗고 한데서 떨고 있는 홀로 한 몸

 

이 중에 찾는 이 없는 야밤을

 

하얗게 이불 펴고 같이 눕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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