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발길 떨어지지 않은 귀경

아리박 2017. 11. 2. 12:55

발길 떨어지지 않은 귀경

                              박  영  대

 

어른 편찮다는 소식에

고향집 사립문을 밀었다

 

'나 괜찮다

살만큼 살았는데'

 

저으기 눈가에 포기의 이슬 맺힌다

굳이 병원에 가지 않겠다는 거부가 가슴을 친다

세월을 긁어온 감나무 껍질에 노쇄함 일그러져 있다

 

먼 데서 온 손 번갈아 잡아보고는

지나간 세월 복기하고 있을까

 

낙엽의 바람 앞에 머뭇거리고 있는 대기시간

당신이 머문 시간은 아름다웠습니다

 

다 삭은 지푸라기 붙잡고 있는

떨켜 깜박거리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나는 또 귀경을 서두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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