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떨어지지 않은 귀경
박 영 대
어른 편찮다는 소식에
고향집 사립문을 밀었다
'나 괜찮다
살만큼 살았는데'
저으기 눈가에 포기의 이슬 맺힌다
굳이 병원에 가지 않겠다는 거부가 가슴을 친다
세월을 긁어온 감나무 껍질에 노쇄함 일그러져 있다
먼 데서 온 손 번갈아 잡아보고는
지나간 세월 복기하고 있을까
낙엽의 바람 앞에 머뭇거리고 있는 대기시간
당신이 머문 시간은 아름다웠습니다
다 삭은 지푸라기 붙잡고 있는
떨켜 깜박거리고 있는데
무엇 때문에 나는 또 귀경을 서두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