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머루랑 다래랑

아리박 2012. 8. 15. 09:46

머루랑 다래랑

 

산중이면 마루랑 다래랑이 다 있는 줄 알았다

여기가 산중에서도 깊은 산중이다

조금 산속으로 걸어 들어가면 거의 원시림이 펼쳐진다

 

그런데 산중생활 삼년이 다 되어 가는데 산속에서 머루와 다래가 익는 걸 보지 못했다

머루나무는 산속에서 가끔 눈에 띄는데 머루가 열려서 익는 것을 보기가 참 힘들다

그만큼 자연속에서 익어 있는 머루가 귀하다는 얘기다

생육조건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사람들이 그냥 익어가도록 놓아 두지 않은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재배되는 머루만 시장에 나오는지 모른다

 

다래나무는 우리집 뒷산에 바로 여러 나무가 있다

수십년은 됨직한 다래나무가 다른 나무들을 칭칭 감고 올라가 못살게 굴기에 처음에는 여러 개를 베어 버렸다

다래나무 있는 곳에서는 어느 나무도 버티지 못하고 다 죽어 간다. 옆에 나무를 타고 올라가 햇빛 드는 맨 위에 잎을 피어 햇빛을 가리니 다른 나무가 죽을 수 밖에.

그런데 그 많은 다래나무가 있는대도 다래가 열리지 않은다

암수가 각각이어서 같이 마주 보고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봄에 꽃이 피었다가도 열매를 맺지 못하고 말라 죽는다

여기 오래 산 분에게 물어 보아도 뚜렷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이른 봄이면 다래순을 딴다

연한 다래 순을 따서 나물을 묻쳐 먹고 장아찌도 담는다

봄에 잎을 많이 따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인가

 

며칠전 뒷산으로 더 깊이 올라가 보니 머루랑 다래가 바로 옆에 달려 있는게 아닌가

반가운 마음에 얼른 카메라를 들이 댔다

올 가을이면 다래랑 머루랑 익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옛날에는 머루랑 다래가 흔했던 모양이다

살어리랐다 살어리랐다

청산에 살어리랐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라랐다

 

우리 조상님들이 이렇게 읊은 걸 보면..

 

 

   다래가 열렸다

 

   머루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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