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요즘 추위는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우리나라 겨울의 특성인 삼한사온도 사라져 버리고 없다
추위를 공장에서 만들어 틀어 놓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추위 때문에 해야할 일을 접어 본 일이 없었던 여느 해와는 달리
이번에는 추위의 기승에 몸 사리고 있다
야외 활동을 거의 중단하고 집안에만 있으려니 갑갑히기 짝이 없다
지난번 아리산방에 다녀 온 후 갈 엄두를 못내고 있다
산중이라서 서울과는 기온차가 평균 5도 정도는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난방을 해도 코끝이 시리다
수도와 목욕탕이 얼어 버리기 일수다
지금은 어찌되었나 궁금하기는 하지만 한겨울에는 그냥 내버려두기로 하였다
아침 일찍 두껍게 챙겨 입고 샛강변을 돌아 본다
여의도를 섬이게 한 샛강
한강물을 끌어 들여서 수질을 깨끗하게 해 놓았다
몇년간의 정비사업으로 생태공원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돌려 주었다
강변 뚝방은 시멘트로 칠한 인공적이기보다 갯벌이 있는 수양버들과 억새밭으로 야생상태다
옆에는 올림픽도로가 있어 차들이 질주하고
강 건너에는 여의도 빌딩들이 마천루를 이루고 있지만
그래도 도심에 이런 잔디밭과 야생 공원이 있어서 시골 개울가에 와 있는 것 같다
아직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샛강
봄이 오면 가장 먼저 푸른빛을 띠어 줄 버들나무들
버드나룻길이 말해주듯 휘휘 늘어진 수양버들이 한파에 움추리고 있다
잔디밭에 추위가 널려 있다
성난 물이 매서운 기세로 잔뜩 볼메 있다
하얗게 얼어있는 샛강
여의도 빌딩 숲
강변 억새밭
목책길에 찍힌 발자국에 한파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