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신문에 게재된 기사를 보니
여자들의 성기를 인류문화사적으로 두루 살핀 흥미로운 책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주문하여 읽게 되었어요..
제목은 <버자이너 문화사>이고, 원제는 '세상의 기원'입니다.
세상의 기원이 무엇일까? 문득 선문답 같은 질문이지만 단순히 생각하면 결국 인간을 세상에 나오게 한 여성이라 할 수 있겠죠.
이 책은 특히나 여성의 성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 듯 합니다.
괜한 돌려 말하기는 다 치우고 각 장의 주제는 다양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한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여성의 성이죠.
물론 여성의 성에 대해서 말한 책은 무척 많습니다.
특히 여성의 성에 대한 금기가 약해지면서 비슷한 종류의 책들은 일종의 붐을 이루듯 나왔구요.
하지만 <버자이너 문화사>의 경우 그 강도가 ?섦求?.
더 혁명적인 여성의 성을 주장하기 때문이 아니라, 더 솔직하고 노골적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좀 식상할 수도 있는 ‘자유로운 여성의 성’에 대한 주장이 아니라 여성의 성을 더 똑바로 제대로 알자는 시도라고 할까요.
<여자 비밀 이야기>에 올라온 이야기들을 보더라도
여자가 여자의 성을 너무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14세기 독일에는 수도사의 징벌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한 젊은 수도사가 숙련된 여성에 이끌려 정욕의 세계에 입문한다.
그런데 수도사가 서툴기 때문에 여성이 상위를 차지한다.
다음날 아침, 걱정된 수도사는 시종에게 상담한다.
'남자와 여자가 함께 밤을 보내면 가끔 아기가 태어난다고 들었네.
그러니 거짓 없이 말해주게, 둘 중 누가 아기를 배는 것인가?'
'다 말씀드립지요.' 시종이 답했다. '아래에 있는 사람이랍니다.'
'큰일이구만.' 수도사는 자신이 얼마나 큰 불행에 처했는지 깨닫기 시작했다.
그는 중얼거렸다. '아, 어쩌면 좋을까? 이 무슨 재앙인가! 내가 아래에
있었으니, 내가 아기를 배게 되겠구나! 명예를 잃겠구나!
수도원장이 눈치 채면 나는 어떻게 하나? 형제 수도사들이 나를 내쫓겠지.
그들의 경멸을 받느니 죽는 게 낫겠구나.'
-<버자이너 문화사> '7장. 생식에 관하여' 中
성(性)에 대한 이해가 위의 수도사 수준은 아닐지라도
많은 부분을 모르고 있는 것은 사실일 듯 합니다.
성기의 명칭부터 시작하여, 성기 구조, 성기의 성적 기능, 처녀성, 생식(임신과 출산)과 성의 문제, 성기구 등 1장부터 14장까지 예술과 문학적으로, 역사적으로, 지역마다의 관습, 여러 학자들의 논문 등을 집대성하여 상식을 넘어서 하나의 전문지식(생물학, 해부학 등)을 전합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의학전공서적은 아닙니다.
때로는 문학의 부분을 인용하고 때로는 역사를 인용하며
그리고 오르가슴이라는 인간이 느끼는 최고의 감각이라 여기는 부분까지
인간의 본능에 대해 되짚어보고 본능을 좀 더 제대로 알고 이를 발전적 방향으로 이끄는 역할을 합니다.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 호르몬이 없다면 모든 태아는 여성 생식을 지닌 육체로 발달한다는 사실과
아담의 갈비뼈에서 이브가 탄생한게 아닌 모든 아담이 한 때는 이브였다는 사실.
그리고 성적욕구의 발생, 흥분기, 절정기에 대한 몸의 변화를
성기의 성적기능에 관하여 정리하고 있습니다.
성적욕구 발생과 만족이라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도
성기구를 이용한 또 다른 만족을 주는 방법도 외설적으로 들리지 않습니다.
종교, 관습 등으로 왜곡된 판단의 기준이 된 처녀성에 대해
소설과 영화, 그리고 연구결과를 토대로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수정과 임신과정에 피임약과 불임과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정자와 난자의 질적인 측면을 설명하며
실질적으로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성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나또한 여자이지만 여자에 관해 너무 몰랐던 사실을 깨달았다.
성교육 시간에 출산하는 장면을 보고 친구들이랑 두손 꼭 잡고
우리는 결혼하지 말자고 다짐을 했던 기억 외에는 솔직히 기억나는 것도 없습니다.
출산이 아름답고 중요한 일임은 충분히 알지만 여고생인 나에게는 정말 충격적인 영상이였습니다.
그보다 여성의 성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곁들인 성교육 비디오를 보았다면
이 책을 보고 놀라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너무 성에 관해 무지했구나 하는 생각을 거듭거듭 이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여성, 남성 모두 알아야 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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