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수석 투 한 점 박 영 대 임진강변에서 구멍 뚫린 수석 하나를 주웠네 뻥 뚫린 투가 시원하네 몇 날 몇 일을 다듬었네 씻고 닦아서 첫날 밤을 보내고 남과 북을 일곱개의 별자리에 맞춰 좌대를 세웠네 남한강 투에서는 새 까망 오석미를 보네 낙동강 투에서는 부엉이 눈을 보았네 조선의 솜씨를 넘어 신의 경지를 생각하네 뚫린 길로 내다 보이는 물 씻긴 역사를 생각하네 임진강 투에서는 민족을 보네 가로 막은 3.8선을 보네 뚫린 남과 북 대동강 능라도 수양버들이 출렁이네 금강산 만물상 묘향산 향로봉에 흰구름 흐르네 심장 판막을 열어 혈연의 대동맥이 뛰네 풍화의 세월 가늘게 버티고 서서 뜨겁게 피 흐른 유구한 이 길로 통일이 출렁출렁 흘러내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