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만들기
산방 앞에 조그마한 텃밭을 만들었다
지난 여름 옆집 텃밭에서 고추와 상추를 바로 뜯어 먹는 맛이 일품이었는데 속으로 많이 부러웠다
산속 시골이라서 정식 밭은 아니지만 작은 밭 일굴 수 있는 땅은 얼마든지 있다
집 옆 평평한 곳을 골라 나무를 캐내고 돌을 주워내고 삽으로 땅을 파 엎고 풀뿌리를 털어내고
땅 개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래도 여기는 예전에 밭으로 일궈 먹은 곳이라서 쉬운 편이란다
마음씨 좋은 옆집 사는 분이 도와 주셔서 작업을 같이 하게 되었다
아마도 도시에서 살다가 온 내가 미숙하고 안되어 보였는지 동네 사람들이 참 잘 대해 준다
정말 시골에는 젊은이가 없다는 것을 실감한다. 50대면 가장 젊다
오늘 하루 한 10평 정도의 밭을 만들었다
순전히 내 힘으로 작물을 심을 수 있는 밭을 일구어 보기는 내 생에 처음이다
어릴적 농사 짓는 부모님과 살 때는 농사일도 거들고 했지만 내 생각으로 밭을 일궈내기는 첫 작품이다
농협에 가서 퇴비와 복합비료를 사 와서 밑거름으로 두북히 넣고 이랑까지 만들었다
덤으로 옆에 감나무에게도 퇴비를 두포대나 넣고 묻어 주었다
아마도 감나무가 웬 떡이냐 그랬을 것 같다
내 생각은 올 가을 토실한 감 많이 맺어 달라고 보너스 주는 것인데
마을 할머니가 이 정도 땅이면 두 사람 먹을 채소는 거뜬히 나오겠단다
이 할머니한테 올 농사 지을 교육을 받아야 할 선생님이시다
씨앗도 안 뿌렸는데 올 여름 싱싱한 고추와 상추를 따 먹을 생각으로 부풀어 있다
산중 생활의 재미다
이층에서 보이는 텃밭과 떡 얻어 먹은 감나무
텃밭 옆으로 호박도 심을 계획이다
산과 이어져있는 텃밭
작은 집에 작은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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