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여! 차를 따르라 족자 고강 김준환
아리산방을 마련하고 근방의 문인을 찾아 냈다
지근 거리인 외중방리 자칭 시인마을이라 정한 구미마을에 고강 김준환 선생이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김준환 선생은 시, 서, 화, 도예 등 다방면에 걸출한 감각을 가진 종합 예술인이다
아리산방에 내려가면 고강 선생을 만나는 일이 즐거운 일 중에 하나이었다
단양의 곳곳을 다니면서 풍경을 유람하고 문학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풍미를 찾아 다니며 입맛을 즐겼다
고강 선생의 집은 구미마을 남한강이 더 이상 굽힐 수 없을 만큼 어깨를 깊게 구부린 듯 삿갓봉을 휘둘러 감는 강변에 자리하고 있어서 겨울이면 매우 춥다
지금은 수중보가 생긴 자리이니 단양 멋진 풍경중에 하나다
어느 해 겨울 서울에서 겨울을 나고 아리산방에 갔더니 고강 선생이 안 계신다
수소문해서 알아보았더니 지난 겨울 추위에 몸져 누워 대전으로 후송하여 가셨다는 걸 알았다
119 응급차로 가족이 계시는 대전으로 가셔서 지금까지 구미마을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평소 몸이 수척하고 건강이 그리 원만치 않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게 떠나 버릴지 몰랐다
술은 안하지만 기침을 하면서도 담배를 피우는데 한사고 말려도 끊지를 못하고 계속 피운다
가족은 대전에 계시고 혼자서 식사를 해 먹고 살았는데 이는 나도 밥을 해먹는 것은 나와 같다
나는 한 달에 한 두번 다니고 한번 갈 때 반찬을 가지고 가기도 하고 냉장고 등 가재 도구가 준비되어 있으니까 며칠 지내는 것은 감당해 내고 있다
그가 쓰고 그린 끽다송이다
다른 그림보다 아리산방 빛가림 창틀에 그대로 걸고 늘상 고강 선생을 만나듯 이 족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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