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시 요양원 방문 공연
소리시 사람들이 인천 백병원 요양원 방문 공연을 펼쳤다
시인과 연주가 10명이 모여서 시 낭송. 섹소폰 연주. 춤과 노래를 부르는 작은 공연을 펼쳐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있다
다섯번째 공연을 하면서 어르신들이 자연스럽게 시와 조금은 친숙해지게 된 것 같다
매번 30여분의 편찮으신 어르신들이 시소리공연단을 반겨 주신다
공연이 끝나면 다음에도 꼭 와 달라고 신신 당부를 한다
이곳 백병원 요양원에도 다른 위문단이 와서 음악과 노래로 위문하는데 시인들이 참여하는 공연단은 없다고 한다
병마와 노후를 외롭게 지내고 계시는 어르신 마음에 시와 음악이 얼마나 다가갈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가끔 들어보는 시 낭송을 듣고 눈물을 흘리시는 분도 손을 꼭 잡고 오랫동안 놓지 못하는 분도 계신다
공연 중에 건강이 괜찮으신 어르신은 덩실덩실 같이 춤을 추신다
오늘은 머뭇거리면서 무언가 말씀을 하시고 싶어하는 할머니 한 분이 내게 다가와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김명선 할머니.
해방되던 해에 국민학교 6학년이었다고 수줍어 하며 얼굴을 붉힌다
학교 때 일본어를 공부했다고 하는데 거처하는 방에 들어가서 보고 깜작 놀랐다
할머니 방 침대 맡에는 오래된 「세시 풍속 」 책 한 권과 낱장의 종이 몇 장에 빨간 볼펜 한 자루가 책 속에 끼워져 있다
깨알같이 적힌 종이를 펼치는 순간 붉은 볼펜 글씨가 씌여져 있는데 내가 쓴 글씨보다 또렷하고 정필이다
매일 책을 베껴 쓰고 계신다고 한다
지난 번부터 우리가 읽은 시를 프린트해서 나누어 드렸는데 매일 같이 읽고 있다고 한다
가슴 안에 싸르르 훑어 내리는 먹먹함이 있다
시를 쓰고 지면에 발표하고 낭송회에서 숱하게 시를 읽고 있으나 오늘같이 시를 쓰면서 보람을 느낀 적이 없다
한참을 종이에 또박또박 적힌 글씨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공연을 마치고 나오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가 저들을 위해 어떤 위로를 드려야 할까....
색소폰 연주단
불편한 몸으로 자리를 메우는 어르신들
진행자의 밝은 멘트
고운 차림으로 시 합송
활기찬 댄싱
겨울 바닷가에는 시 낭송
하모니카 연주
덩실덩실 함께
시소리 공연단 인사
김명선 할머니와 세시 풍속
김명선 할머니 글씨
김명선 할머니 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