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있는 글

나이가 수상하다

아리박 2009. 10. 23. 10:46

나이가 수상하다

                                   유  안  진

 

치아가  편치 않다

나이가 들쑤신다

 

아아주  옛적에는  떡이니  과일을  깨물어

치아 자국으로  임금을  뽑았다니

이가 좋아야  임금이 될 수 있어

잇금이다가  이사금이다가  임금으로  불렀다니

 

나이도 나의 치아 `나의 이` 의 줄이말 아닐런지

나이(年齡)라는 한자에  이 치(齒)를  넣은  중국인들도

`나의 이' `내 이'를  나이로 기준삼아

 연령을  뜻했는가

 

사과 한쪽을  집으려다가  얼른  주춤한다

보기만 해도  시리고 저린 나이

치과 한번  간적 없는  나의 이가 쑤신다

정말 이젠 낡은  나이인가

 

**  삼국사기에  의하면  유리왕은  떡을  깨물어  잇자국이  가장 많고

     선명하여 임금으로 뽑혔다고 함

 

 

***시 감상 메모

 

이가 아파  치과 치료를 하고 나니  내 나이가 보이는 것 같군요

다른 사람들  이빨치료를  아직까지  이해하지 못했던  나이였는데,  지금까지

이제야 나이라는  글자속에  이빨이라는  글자가  들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나이가 들면 치아만  늙어지겠냐만

유독  나이에  이빨이라는 글자가  들어있는 것은  뜻문자가  내포하는  깊은 뜻이 아니겠는가?

 

해가 넘어가는  스산한  가을색  들어가는 이 때에

이빨까지 시려  치과에 다녀오니

나이가 수상하다는 이 싯귀가 생각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