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초로 말린 노을 서 근
뙤약볕 받아다가 태양초로 말린 노을 서 근
산골 처자 옷고름 터트린 도라지 젖물 두 바가지
가을 일교차 만큼만 쓰고 달고 시고 짠 오미자 첫날밤 분홍빛 여섯 송이
봄꽃에서 노랑노랑만 솎아다가 안에 채워 익힌 참외 풋사랑 일곱개
어둠속에서만 내 보이는 숫말 거무퇴퇴 가지 민망 세평 반
졸래졸래 새끼들 손 잡고 친정집으로 몰려드는 고구마네 식구들 한 죽
배 아플 때 고아 먹고
다쳤을 때 찌어 바르라고
약초 건태기 다섯 발
이슬 바람 손에다 맡긴 김장거리 배추 치마자락 스무 폭
한 차레 숨 죽였다가 다시 우는 매미 울음소리 서른 되
- 텃밭 수확 -
(글 구성은 안도현의 시(공양)에서 차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