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인협회 박영대 사무총장 「 생각하는 나무 」 낭송
생각하는 나무
문 덕 수
나무는 어딘지 먼 길을 가고 있다
가다가 가만히 머뭇거리며 고독을 달랜다
가지를 흔든다
무엇인가 골똘히 사유한다
보이지 않은 지맥에까지 어쩔 수 없는 몸부림을 전한다
안으로 지닌 생명의 그지없는 중량을 가뜩이 느껴본다
받들어 숨 쉬는 하늘과 구름과 산새의 무게를 균형해 본다
먼 불안의 방황에서 돌아오 듯
이제 숨 막히는 긴장을 푼다
한 잎 두 잎 목숨을 떨어 뜨린다
가볍고 서운한 안으로 충만해오는 희열이 있다
가지를 휘감아 울리는 비상의 흐느낌이 있다
발가벗은 채
나무는 귀를 기울려본다.
*** 문덕수 문인장 장례식에서 『생각하는 나무 」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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