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 파골프 앤 트레블 2020. 3 월호 연속 게제 겨울나무에 다가가기 박 영 대 잡은 손 놓고서 떨궈낸 홍엽 나이테 그 길로 이별을 새기고 한겹 한겹 그리 쉽게 옷을 벗는다 언제적 상처가 몇 날 몇 밤을 울어 그토록 푸른 열매는 몇 단지의 빈 속을 채웠는지 속속이 넘겨보는 젊은 날의 일기장 까탈스런 시간의 횡포에 계절을 토막토막 분질러 놓고 기러기 외딴 길을 시늉해 본다 고단 한잔 걸친 냉바람은 짐도 못 챙기게 다그쳐 놓고 산모퉁이 넘어가는 불콰한 황혼 녘 다 벗고 한데서 떨고 있는 홀로 한 몸 이 중에 찾는 이 없는 야밤을 하얗게 이불 펴고 같이 눕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