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진달래
몇년전 찬 바람 부는 이른 봄 세브란스에 진료 갔다가 대학 본관 정원길을 걷고 있었다
곧게 뻗은 돌길을 따라 본관 앞 잘 조성된 정원에서 진달래 한 그루를 만났다
내가 본 진달래 중 가장 굵은 세월 진달래였다
원래 진달래는 십년이 지나도 굵기는 손가락 굵기만한 것이 통상이다
여기서 본 진달래는 굵기가 어른 팔뚝보다 굵었다
이런 나무에서 피는 진달래는 어떤 모습일까....
봄에 꽃이 피어있는 모습이 보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몇 해를 거르고 지나면서도 잊지는 않고 있었다
아리산방에 진달래를 보면서 떠오르는 연세대학교 진달래였다
드뎌 맘먹고 신촌에 들러 연세대학교 진달래를 만나러 간다
본관 앞에 다다라 찾아보니 진달래 무더기꽃이 세네개 보였다
밑줄기를 확인하고 팔뚝보다 굵은 나무를 찾았다 두 그루가 그렇게 굵은 세월 진달래였다
그 중 한 그루는 백진달래이다
굵은 줄기는 잘려져 굽은 모습만 잔가지속에서 숨어 굵은 하세월풍상을 품고 있었다
순간 상상은 굵은 진달래 대들보 기둥가지에 다시 석가래 가지가 뻗어 산에 핀 진달래를 상상했는데 실망스러웠다
중심 가지를 싹뚝 잘라 진달래무더기를 만들어 보기만 좋게 키워 놓았다
마치 철쭉밭 무더기 같이..
이 나무는 최소한 백년은 넘은 진달래라는 걸 알 수 없게 세월 가위질로 가미해 놓았다
정원사가 잘 정돈해서 둥굴게 기르느라고 수고는 했겠다
그러나 이 나이 먹은 진달래를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허탈이었다
저 굵은 본가지에서 가지를 뻗어내고 또 잔가지를 새로 내어 잎이 피기 전에 꽃을 피워낸 봄의 전령으로 세월을 피운 진달래 모습을 기렸는데 그런 기대가 가위질 당한 기분이다
아리산방 진달래나 가 봐야겠다



